2021 건축의날

초대작품전

[초대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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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중원건축사사무소 소장

고고학자와 건축가는 모두 땅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하지만 고고학자에 비해 건축가가 땅을 다루는 방식은 더 폭력적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건축가에게 땅은 우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고 싸워 이겨야 하는 제약이다. 반면에 고고학자에게 땅은 섬세하고 귀하게 다뤄야 할 대상이며 발굴이란 과정을 통해 보존하고 드러내야 할 가치이다. 이 태생적인 시선의 차이에서 건축가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프로젝트는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일종의 노력이자 기록이다. 대지 위의 버려진 것들을 기록하고 그리면서 더러워 보이던 것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인식의 변화를 경험했다. 맨발로 걸어보기도 하고 대지의 물리적인 기록을 위해 탁본을 뜨기도 했다.반년에 걸쳐 20차례가 넘는 답사동안 건축가가 땅을 보는 시선과 태도는 자연스럽게 많이 바뀌어 있었다. 제출하게 될 일련의 드로잉들은 그 시선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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